요번에 감상을 쓰고자 하는 책은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 <곰에서 왕으로 - 국가, 그리고 야만의 탄생>,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 물신 숭배의 허구와 대안>으로 이어지는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다. 나카자와 신이치가 썼고, 5권 시리즈 전부 동아시아에서 나왔다.
시리즈의 특징(사실 제대로 읽은 건 3권까지지만)을 말해보자면 일단 다루고 있는 소재에 비해 "쉽다"는 것이다. 게다가 강의를 재편집 한 구어체 문장이라 술술 읽힌다. 하지만 많이 팔렸을지는 모르겠다. 아무리 신화학이 유행이고 멋드러지게 편집했지만서두.
첫 번째 책은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사실 잘 생각이 안 난다. 처음 나왔을 때 사 봤으니 2003년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솔직히 별 생각 없이 집어들었지만 매우 재미있었다.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들에 대한 실증적인 예시가 매우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동화책을 읽고 자란 인간들이라면 대부분 콩쥐팥쥐 이야기와 흔히 알려져 있는 재투성이 아가씨-신데렐라 이야기를 연결시켜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전승들에 대해 양적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그것을 '신화적 사고'라는 틀에 놓고 생각한다. 저자의 자각은 그런 설화들의 핵심과 근본에는 '인류 최고最古의 철학'이 숨어 있다는 것으로 흘러간다. 그런가? 사실 이 저자의 입담은 너무나 대단해서 설득되지 않기 어렵다. 왜냐하면 내용이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움직인다. 그것은 사람들이 신화시대에 두고 있는 향수에 어느 정도 그 빚을 지고 있다. 저자의 주장이 대충 맞다고 치고 넘어간다.
이 시리즈는 번역자가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번역해온 티가 난다. 거의 출간 후 바로 번역이 되어 온 것 같은데, 번역자의 말 같은 것을 보면 나카자와 신이치라는 교수가 꽤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에서 성질이 드러운 나는 이거 사이비 교주 아냐? 라고 언뜻 의심했긴 했지만 사실 이 책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나도 거의 이 교수의 팬덤의 일부가 될 뻔했을지도? 여튼 사이비 교주 아냐? 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나중에 알고 보니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이었다. 이 교수는 "1979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티베트 승려 케쓴 삼보를 만나, 그를 스승으로 모시고 3년간 닝마파전승 밀교의 연구와 수행을 했다."는 사람이다. 음.
2권에서는 확실히 "그런" 분위기가 확연히 난다. 1권에서 제기했던 신화적 사고라는 것에 점점 그 자신의 깊이와 사회성을 부여하면서 '대칭성'의 개념이 부각된다. 그러니까 단순히 말하자면, 고대 신화가 존재했을(혹은 신화적 사고가 존재했을) 당시에는 자연과 인간이 대칭을 이루고자 하는 호혜적인 관계였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과거에 수장(이 사람은 권력이 없었다), 제사장, 비밀집회(주로 식인적인 풍습)를 주도하는 사람, 이 셋이 고대 집단 사회의 축을 이루고 있었다고 규정하면서, 국가가 생기게 된 경위를 '식인으로서의 왕'이 생겨나면서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되고 대칭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문제의 '환태평양의 신화학' ... 저자는 고대 인디언 사회와 일본의 고대 부족의 신화(아마테라스 신화 등)를 예로 들면서 이것이 '환태평양의 신화학'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신화적 성찰, 그리고 그러한 성찰을 이은 "불교"(의 空사상)로 현대 사회의 극단적 비대칭성에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 음, 그런가? 약간 저자의 순수성이 의심되기 시작한다. 곰 이야기 줄창 하면서 바로 옆 나라 한반도의 웅녀 이야기는 안 한다. 물론 이런 서술들은 분명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말이 좀 많았지만 3권은 거의 증여론에 대한 이야기다. 2권의 발췌긴 하지만 :
너무 길어지고 졸려져서 말을 말아야겠다. 어쨌든 이 책들은 그야말로 '신화' 같은 느낌이다. 사실 신화를 성찰하는 것은 정말 많은 즐거움과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역사적이고 인류학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원형적 사고라는 것을 들먹이는 건 싫은데, 그러니까, 마치 고대인의 심리테스트를 하는 느낌이기도 하다. 이 책들은 그런 의미에서 꽤 추천할 만한 책이다. 테스트라는 것만 주지한다면 어쨌든.
배고프다. 사람은 옛날부터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생각했겠지. 사실 그런 서술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까지 읽어보지도 않은 주제에 시리즈 감상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다 읽고 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시리즈의 특징(사실 제대로 읽은 건 3권까지지만)을 말해보자면 일단 다루고 있는 소재에 비해 "쉽다"는 것이다. 게다가 강의를 재편집 한 구어체 문장이라 술술 읽힌다. 하지만 많이 팔렸을지는 모르겠다. 아무리 신화학이 유행이고 멋드러지게 편집했지만서두.
첫 번째 책은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사실 잘 생각이 안 난다. 처음 나왔을 때 사 봤으니 2003년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솔직히 별 생각 없이 집어들었지만 매우 재미있었다.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들에 대한 실증적인 예시가 매우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동화책을 읽고 자란 인간들이라면 대부분 콩쥐팥쥐 이야기와 흔히 알려져 있는 재투성이 아가씨-신데렐라 이야기를 연결시켜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전승들에 대해 양적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그것을 '신화적 사고'라는 틀에 놓고 생각한다. 저자의 자각은 그런 설화들의 핵심과 근본에는 '인류 최고最古의 철학'이 숨어 있다는 것으로 흘러간다. 그런가? 사실 이 저자의 입담은 너무나 대단해서 설득되지 않기 어렵다. 왜냐하면 내용이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움직인다. 그것은 사람들이 신화시대에 두고 있는 향수에 어느 정도 그 빚을 지고 있다. 저자의 주장이 대충 맞다고 치고 넘어간다.
이 시리즈는 번역자가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번역해온 티가 난다. 거의 출간 후 바로 번역이 되어 온 것 같은데, 번역자의 말 같은 것을 보면 나카자와 신이치라는 교수가 꽤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에서 성질이 드러운 나는 이거 사이비 교주 아냐? 라고 언뜻 의심했긴 했지만 사실 이 책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나도 거의 이 교수의 팬덤의 일부가 될 뻔했을지도? 여튼 사이비 교주 아냐? 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나중에 알고 보니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이었다. 이 교수는 "1979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티베트 승려 케쓴 삼보를 만나, 그를 스승으로 모시고 3년간 닝마파전승 밀교의 연구와 수행을 했다."는 사람이다. 음.
2권에서는 확실히 "그런" 분위기가 확연히 난다. 1권에서 제기했던 신화적 사고라는 것에 점점 그 자신의 깊이와 사회성을 부여하면서 '대칭성'의 개념이 부각된다. 그러니까 단순히 말하자면, 고대 신화가 존재했을(혹은 신화적 사고가 존재했을) 당시에는 자연과 인간이 대칭을 이루고자 하는 호혜적인 관계였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과거에 수장(이 사람은 권력이 없었다), 제사장, 비밀집회(주로 식인적인 풍습)를 주도하는 사람, 이 셋이 고대 집단 사회의 축을 이루고 있었다고 규정하면서, 국가가 생기게 된 경위를 '식인으로서의 왕'이 생겨나면서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되고 대칭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문제의 '환태평양의 신화학' ... 저자는 고대 인디언 사회와 일본의 고대 부족의 신화(아마테라스 신화 등)를 예로 들면서 이것이 '환태평양의 신화학'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신화적 성찰, 그리고 그러한 성찰을 이은 "불교"(의 空사상)로 현대 사회의 극단적 비대칭성에 대항할 수 있다고 한다. 음, 그런가? 약간 저자의 순수성이 의심되기 시작한다. 곰 이야기 줄창 하면서 바로 옆 나라 한반도의 웅녀 이야기는 안 한다. 물론 이런 서술들은 분명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야만'을 자신의 내부에 끌어안음으로써 오늘날 세계에 일어나고 있는 증상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셈입니다. (중략) 탈출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에 의해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내부에 '야만'이 고정되었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p.21하지만 신화 때문에 야만이 내부에 고정되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야만이 신화적 사고로 회복될 수는 없는 것 같다. 신화적 사고라는 것은 자연환경에 대응한 인간의 사고-믿음체계라는 고전적 생각에 동의한다. 물론 지각은 행동이다. 하지만 발생적으로 따지자면 인과관계는 확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야만사회가 신화사회로 변모할 것이냐고? 그것은 그러니까,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어쨌든 믿음을 믿음으로 대체하는 것은 전도사나 가능한 일이다. 전도사가 너무 많다.
말이 좀 많았지만 3권은 거의 증여론에 대한 이야기다. 2권의 발췌긴 하지만 :
세계는 원래 이런 '시'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보다는 '시'가 만들어지듯이 이 세계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듯 합니다. 우리 인류의 마음도 '시'와 동일한 구조를 갖고 탄생했습니다. 언어의 본성은 '시'이며, 발생 초기의 교환 행위는 증여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태초에 존재한 것은 틀림없이 순수한 사랑이었을 겁니다. p.113저자의 시각은 국가를 거쳐 경제로 향한다. <증여론>의 한계를 넘어선 '순수증여'의 원리를 주장한다. 이것은 사랑과 경제의 논리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을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마르크스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을 인간으로서, 그리고 세상에 대한 그의 자세를 인간적인 자세로서 전제한다면, 너는 사랑은 오로지 사랑하고만, 신뢰는 오로지 신뢰하고만 교환할 수 있다. (중략) 네가 사랑을 하게 되더라도 그 사랑에 화답하는 사랑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서 너의 사랑이 사랑으로서 그에 화답하는 사랑을 탄생시키지 못한다면, 그리고 네가 사랑하는 인간으로서의 너의 생활표현에 의해 너 자신을 사랑 받는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너의 사랑은 무력하고 불행한 것이다.어쨌든 어려운 일이다. 이 시점에서, 혹은 이후로 범 세계적 순수증여가 가능할 것인가? 모르겠다.
'화폐', <1844년 경제학 철학 초고>,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p.153 에서 재인용
너무 길어지고 졸려져서 말을 말아야겠다. 어쨌든 이 책들은 그야말로 '신화' 같은 느낌이다. 사실 신화를 성찰하는 것은 정말 많은 즐거움과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역사적이고 인류학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원형적 사고라는 것을 들먹이는 건 싫은데, 그러니까, 마치 고대인의 심리테스트를 하는 느낌이기도 하다. 이 책들은 그런 의미에서 꽤 추천할 만한 책이다. 테스트라는 것만 주지한다면 어쨌든.
배고프다. 사람은 옛날부터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생각했겠지. 사실 그런 서술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까지 읽어보지도 않은 주제에 시리즈 감상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다 읽고 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kulifelibrary.net/tt/trackback/56
-
Subject: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 감상
Tracked from 혼자향 [2008/09/16 02:31] 삭제요번에 감상을 쓰고자 하는 책은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 <곰에서 왕으로 - 국가, 그리고 야만의 탄생>,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 물신 숭배의 허구와 대안>으로 이어지는 카이에 소바주 시리..

::: 사람과 사람의 교감! 人터넷의 첫 시작! 댓글을 달아주세요! :::
인쇄해서 붙여놓자
다음 리뷰부터 그렇게 하쟈 .......................
어쨌든 주인공 역을 맡은 임지규씨, 너무 귀여웠다. 꽃돌이라고 선전하더니 그 말이
주인공 역을 맡은 임지규씨, 너무 귀여웠다. 꽃돌이라고 선전하더니